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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비원)

popeye 2022. 10. 3. 10:45

창덕궁은 1405년 경복궁의 이궁으로 

경복궁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이웃한 창경궁과 더불어 동궐이라 불렀고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된 조선 후기에는

법궁 겸 정궁 역할을 했다.

창덕궁은 여러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오늘 목적지는 '후원' 이기에

궁궐에 남아있는 돌다리 중에 가장 오래된

금천교를 건너서

궐내각사와 인정전은 패스

유일하게 청기와를 얹은 '선정전'은

왕이 평상시 나랏일을 보시던 편전으로

옆에 있는 희정당으로

편전 기능이 옮겨가면서

신주를 모시는 혼존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창덕궁 후원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고

계절에 따라 개별관람도 하지만

해설사를 따라 시간을 함께 한다면

훨씬 더 기억에 남을것이다.

혼자서 여러 번 왔던 곳이지만

숨겨진 정원이기에 여전히

비밀의 숲으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이~

창덕궁 후원은 태종 때 조성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정자가 불타버리고

1623년 인조 때부터

개수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

 

후원은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골짜기마다 정원을 조성하여

인위적인 손질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을 더 크게 완성시킨 솜씨를 자랑하며

4개의 골짜기에는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옥류천 정원이 펼쳐진다.

사각형의 연못이 부용지이며

(숙종 때 만들어진 '상평통보'의 모델)

주변에 주합루, 부용정, 영화당 등이 있고

'부용지'는 여름에 연꽃이 만발하며

겨울에는 꽁꽁 얼은 부용지를 만날 수 있다.

 

혼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데 

해설사님의 도움으로(?) 잉어를 발견^^

'주합루'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어수문'

 

가운데 엄청 큰 문이 왕이 통과하는 문이고

양쪽 문은 신하가 통과하는 문으로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격언과 같이 통치자들은

항상 백성을 생각하라는 교훈을 담은

정조의 민본 정치철학을 보여준다.

'주합루'는 정조 원년(1776)에 창건된

2층의 누각 건물로 

아래층에는 수만 권의 책이 보관된

왕실 직속 기관인 '규장각'이

위층은 학자들이 모여 토론하던 누마루

 

참고로 대부분 건물의 명칭은

1층은 '각' 2층은 '루'

왕이 입회하 과거 시험을 치렀던 '영화당'

아직은 더운 날씨이지만 커다란 나무들이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어주는데

서울 숲길 중 이만한 곳이

몇 곳이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딱히...

이 '불로문'을 지나면 늙지 않는다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예나 지금이나 모두 같은 생각이 아닐까?

 '내 연꽃을 사랑함은 더러운 곳에 처해도

맑고 깨끗하여 흔연히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숙종 때 '애련지'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연경당'은 순조 때 지어진 

조선시대 양반집을 본떠 지은 건물로 

안채와 사랑채, 서재인 선향재, 농수정 등 

120여 칸으로 구성되었으나

지금은 109칸이다.

순조 왕과 왕비가 조촐한 삶을 보낸 곳으로

왕의 사랑채와 왕비의 안채가 구분되고

궁궐과는 다르게 사대부 집처럼 소박하며

 단청을 입히지 않아서

고요하고 분위기가 더 좋은 느낌

건물을 보다 보니 문득 CCTV가 작동 중

 창덕궁 '달빛 기행' (강추!!!) 공연 무대

연경당 서쪽에 있는

'선향재'는 책을 보관하고 읽었던 곳으로

도르래 블라인드 개념의 서양식(?)

담벼락 두 곳에 꽃무릇이 아담하게~

이제 왕께서 행차하시는 길의 

레드카펫이 아닌 골드 카펫(?)을 지나면

나타나는 4개의 정자

연경당, 존덕정, 관람정, 승재정

'존덕정'은 특이하게 지붕, 기둥 2개이고 

천장 중앙에는 왕의 공간이라

쌍룡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그림이 있는데

왕권의 지엄함을 상징하고 있다.

존덕정과 정조의 교시

'만찬 명월 주인옹 자서'

 

세상의 모든 시내는 달을 품고 있지만

하늘에 떠있는 달은 유일하니

그 달은 유일한 임금인 나이고

시내는 곧 너희 신하들이다.

별들이 모이는 집 '취규정'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쉬는 공간^^

'옥류천'이란 후원의 북쪽

깊은 골짜기에 흐르는 시내를 뜻하는데

폭포가 떨어지는 곳이 옥류천의 시작

옆에 작은 논이 있는 '청의정'은

현재 궁궐에 남아있는 유일한 초가집

임금님이 납시어서 뒤를 따르는 중^^

연경장 뒤를 가다 보니 보이는 '개굴'

모기를 쫓는 구멍이다.

모든 관람을 마치고 궐내각사 가는 길

늦여름의 녹음으로 이어진 이 계절에

마음껏 행복함을 느끼며

왕이 걸었던 그 길을 자유롭게 걷고 있다.

이 향나무는 약 750년 된 것으로 추정하고

높이 5.6m 뿌리 부분 둘레가 5.9m이고

 동쪽에 있는 선원전이

역대 임금들을 위한 제례의 공간인 것과

관련이 있을듯한데

태풍때 부러져 지금은 아담 사이즈(?)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이라 하지 않는가?

최고의 선물인 오늘 바로 지금에 최선을!

 

가을비가 내리고 있는 오늘

매번 글을 새벽에 올리다가 처음으로

대낮(?)에 올렸는데

연휴 마지막 날 행복 가득 담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