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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맞으니 좋더이다

popeye 2021. 10. 20. 05:33

올해 초 눈 내리는 밤에 우연히 눈 내리는

모습을 찍으러 집을 나섰다가

평소에 못 보던 광경에 감탄하고 나서

눈만 내리면 신나게 뛰어노는 개처럼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섰는데~

 

그러다 보니 봄부터는 비가 내려도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도

들뜬 마음으로 어디론가 향하며

쇼팽의 전주곡 15번 '빗방울'을 떠올렸고

이제 가을비와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비가 내리면 일단 훌륭한(?) 작품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평소에 보지 못했던

나름 멋진 모습이 보인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른 한 손에 우산을 들은 상태에서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는

피사체를 찍는 것은 당연히 힘든 작업

비를 맞으며 물을 가득 머금은

장미를 아름답게 담는 것은 오직 정성!

 

자, 안구정화(?)의 시간을~

비 흠뻑 맞은 장미를 담아내며

안구정화를 성공리에 끝내고 자리를 옮기니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다.

 

황화 코스모스와 바람개비가 경쟁하듯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원두막(?)을 넘어서니 또 다른 세계가~

비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존 의지(?)를 보여주는 나비 한 마리

명품 조각품들을 보며 뚜벅뚜벅~

내리치는 빗방울 덕분에 가을은 익어간다.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저 낙엽들이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니 쌩유^^

푸르스름했던 핑크 뮬리가

어느새 꼬까옷으로 예쁘게 갈아입었고~

뚜벅뚜벅 걸어가며 찰칵 그리고 또 찰칵!

혼자보다 둘이 걷는 것이 좋아 보인다^^

저 강아지들은 주인을 잘 만난듯하다.

모두 우비를 입고 산보를 하니~

초상권 보호 차원(?)에서 하반신만 ㅋㅋ

비 오는 날 사진을 찍으면 옷도 다 젓고

노이즈가 많아 아쉽기도 하지만

나름 그 신비로움에 다음을 기약해본다. 

 

'내가 원하는 걸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가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면 최선을 다한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