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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의 가을 이야기

popeye 2021. 10. 9. 05:55

어제가 절기상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

 

지난 토요일 고석정 꽃밭을 소개했는데

가을 산책코스로 낭만적인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차량으로 한번 자전거로 두세 번 왔던

철원을 다녀왔다.

처음 들른 곳은 '한탄강 은하수교'

 

 철원의 상징인 두루미를 본떠 설계한

인도교로 작년에 개장했는데

180m 길이에 35m 높이에서

느껴지는 스릴감이 그럭저럭 괜찮고

주상절리 길 1코스에서

2코스 갈말읍 상사리 지역을 이어준다.

저기 보이는 붉은 다리가 '태봉대교'인데

근처에 80m 길이의 직탕폭포가 있다.

수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주상절리 절벽

 

'송대소'와 드넓게 펼쳐진 철원평야를

굽이 보는 이곳에 자리 잡아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가 될

'스카이 전망대'는 2022년 이후에 등장^^

다리 중간 부위는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강 밑까지 자세히 보이는데

일부 사람은 무섭다고 손사래를 치고는

옆길로 가는 모습이 보인다.

'알록달록 주상절리 팔레트'

 

송소대의 주상절리는

지표로 분출한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수직의 기둥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지층에 따라 붉은색, 회색, 검은색 등

다양한 빛깔을 보여준다.

'고석정'

 

한탄강 협곡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화강암 바위와 일대의 정자를 말하는데

 현무암질 용암류에 의해 고석이 파묻혔고

이후 강물의 침식작용을 받아

다시 지표에 그 모습을 드러낸 고석

강가 15m 높이로 솟은 화강암 바위를

'고석'이라 부르며

옆에 세워진 정자가 '고석정'

 이번에 통통배를 타보니

평소에 못 보던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이 바위는 누가 보아도 '거북바위'

여러 모양의 바위를 보며 이름 지어보기!

 뱃머리를 돌려

방향이 180도 바뀌니 또 다른 풍경이~

고석정은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

 

선덕여왕과 허준은 물론

조선 총잡이, 각시탈, 사임당 빛의 일기

베토벤 바이러스, 무사 백동수, 흑기사

상어, 그 겨울바람이 분다......

조선 중기의 의적 일명 '임꺽정'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의 고석정이

바로 임꺽정의 활동 근거지로 전해져서

임꺽정 동상이 곳곳에 있다^^

고석정에 어떻게 비행기가 전시되었을까?

F-86 세이버와 T-28

누렇게 익은 벼를 보며 '소이산 전망대'로~

한적한 산길을 오르다 혼자 심심해서^^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지뢰꽃길과

생태숲길을 걸어 봉수대로 오르는

포장길을 만나면서 20여분 오르다 보면

입간판이 보이는데~

'평화 마루공원'은 예전 미군이

레이더 기지로 쓰던 미군 군사지역으로

미군 막사가 남아있고

이곳이 개방된지는 얼마 안 되었다.

미군 기지라서 그런지 온통 영어^^

 

우리의 소원(Hope), 평화(Peace), 사랑(Love)

기쁨(Joy), 희망(Hope), 믿음(Faith)

탐방 안내소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여기서 잠깐!  철의 삼각지는?

 

어릴 적 교과서에 나왔던

'철의 삼각지' 전투는 철원-김화-평강

소이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

한마디로 순간 깜놀!

 

넓게 펼쳐진 용암 평야인 철원평야는

27 신생대에 철원 북방 평강 오리산의

화산 폭발에 의해

용암지대가 광대한 뜰로 변신 성공^^

사진 중앙에 멀리 보이는 '김일성 고지'

 

6.25 전쟁 당시 철원평야 확보를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정도로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로

'철원 오대쌀'은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김일성이 철원을 빼앗기고(?)

통탄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진 중앙에 GP 막사가 보이는데

바로 '백마고지'이다.

 '노동당사'도 바로 눈앞에 ~

황금 들녘에서 추수가 한창 진행 중이고

 누렇게 익어가는 나락도 보이는데

철원평야 말고도

광활한 황금 들녘은 많지만

이렇게 조망이 가능한 곳은 흔치 않다.

소이산은 해발 362M의 낮은 산이지만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의 조망점

 

너무나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천년의 숲 소이산은 고려시대부터

봉수대가 설치되어

경흥선 봉수로에 속해 있었던 곳으로

자칫 이곳을 지나치기 쉬운데

평화 마루공원 직전 우측으로~

 

철원 동쪽의 시원스러운 조망이 가능

구절초를 뒤로하고 다시 하산길로~

가던 길 멈춰서 바라본 눈부시게 펼쳐진

평화스러운 황금 들녘은

어느새 가을이 그윽하게 익어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에서 철원과 인근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지역주민의

 노동력과 자금을 강제로 착취하여

지은 건물로 철근과 벽돌 시멘트로 지어

그나마 모습이 남아있는 '북한 노동당사'

총알과 포탄 자국이 수없이 많아

전쟁의 참상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다.

분단 현실의 슬픔과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의 형상으로 만들어졌으며

심장을 표현한 가슴의 하트 모양은

통일의 두근거림을 나타내는 '두근두근'

철원을 둘러보았는데 가을 여행지로는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고

하루 종일 눈 호강하며

신나게 걸었으니 무엇보다 기쁘다^^

 

가을이 전한다.

'작은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어린 왕자와 여우처럼 서로에게

길들여져야만 할 것 같은 그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