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여럿 있는데
오늘은 종로 3가에서 운현궁을 지나
안국동을 거쳐 가기로~
'김치 앤 칩스'
태양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거울들이
물안개로 태양빛을 반사하고
하나의 태양과 반사된 99가닥 빛줄기는
허공에 눈을 그리며
또 다른 태양을 우리 눈앞에 초대한다.
'2021 멀티버스'는 기술 발전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양상을 다양한
형식의 예술과 기술을 통해
질문하고 사유해보는 시도이다.
요즘 온라인 예약으로 인원 제한이 되어
어쩌면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해져
나름 장점도 있다.
광부화가로 알려진 '황재형'은
어쩌면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고자 했다.
'막장이란 인간이 절망하는 곳이다.
막장은 태백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
그의 이 언급이 인상 깊게 남는다.
입장하자마자 어두컴컴한 분위기는
마치 막장을 연상하게 하고
조도와 그림 주제가 조화로워 좋았다.
목욕 (씻을 수 없는) 1983
전시장 한가운데 있는 '광부의 도시락'
지금 다시 보니 밥이 석탄(?)
실제 광부로 작업하며 보고 느낀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의 실험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백두대간' 1993~2004 캔버스에 유채
비록 잘 알지는 못해도
작품들 하나하나에서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알려고 노력해본다.
'드러난 얼굴' '별 바라기'
모두 머리카락으로 완성한 작품들인데
왜 하필 머리카락이었을까?
'내게 머리카락이 사무치는 까닭은
머리카락 개개인의 삶이 기록된 필름과 같고
그리하여 올곧은 정신성이 느껴져서이다'
설명을 보고 그제야 알았다.
'기다리는 사람들' 캔버스에 머리카락
'아버지의 자리' 2011~2013 캔버스에 유채
이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마치 누구를(?) 보는듯해서~
그 느낌은 직접 작품을 보며 느끼시기를...
또 하나의 강렬한 작품 캔버스에 머리카락
'우리는 늘 소가 넘어갑니다'
(속아 넘어갑니다)
'기계 속의 유령' 단채널 비디오
'신디케이트 ; 코로나 에디션'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해
오류를 일으키기 시작한 세계의 이미지를
코로나 19 발생과 확산을 둘러싼
징후와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한다.
'공생할 것인지 고립될 것인지'
메마른 붓질로 그려진 인물들의 제스처와
분절된 채 부품의 상태로 보이는
거대한 관으로 사회적 난제를 암시한다.
전인경 '바이러스의 시간과 공간'
펜데믹을 다룬 전시답게
바이러스나 단세포 생물이 연상된다.
아니카 이 '다형성 데이터 구조'
지금부터 나타나는 장면들은 영상예술로
회화와 조각처럼 정지된 이미지에 도전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만든
선구적 애니메이터 5인의 작품 관련
영상과 사진으로 직접 보아야 실감이...
(설명이 힘들다는 ㅠㅠ)
'멋진 그림을 그리면 행복해진다.
그러니 그 그림이 살아나게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게 된다'
작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직접 참여를~
이 작품이 아주 신기했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손을 대어 그리면
모양이 변하며 다른 작품으로 승화
어른은 물론 아이들 마음도 매료시킬 듯~
드로임부터 영상에 이르기까지
흑백으로 시작해 컬러에 이르기까지
추상 영화의 선구자 '오스타 피싱거'
창조적인 영혼은
이러한 절대적인 순수 창조를 망치는 현실
또는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방해받아서는 안된다.
소나무 숯으로 재현한 '불로부터'
마치 묵필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
공기정화에도 큰 기여를^^
작업 제작과정의 영상 비디오 작품
허윤회 '빙하가 녹고 있다'
'나뭇잎 배 타는 사람들'
'숫자와 거리'는 팬데믹 상황에서
중요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
수와 거리를 재해석
사진 속 살아있는 생명이 부재하는 공간은
팬데믹 시대의 공공장소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교차시킨다.
일일 확진자 격리 해제 사망자 국내 현황
거리두기 단계 이 모든 숫자 정보는
오늘을 말해주는 바로미터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단색조 추상화가
'정상화'의 작업세계를 살펴보자.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추상화
제목이 거의 '작품 NO' 또는 '무제'라서
우리 같은 일부의 소수 관람객은
그저 미루어 짐작하며 감상할 뿐이다.
어려울수록 작가의 활동한 배경과 과정
기법과 설명을 많이 참고한다.
캔버스보다 다루기 쉬웠던 종이를 이용
재료와 기법 탐구를 하여
섬세하고 부드러운 종이 작업을 하였다.
물감을 캔버스로 바로 칠하는 회화적
전통에서 벗어나 격자화를 완성시킨다.
관람을 하다 슬그머니 창밖도 내다보고~
미술관은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이 가능
단, 월요일은 휴관^^
관람 마치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시간
유리창 밖으로 경복궁 가로수 나무들이~
시원한 문명의 이기 에어컨 곁을 벗어나니
다시 따뜻한(?) 공기와 조우를 ㅎㅎ
하늘을 바라보니 곧 비가 쏟아질듯하다.
계속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올 들어 처음 방문한 미술관에서의 시간은
아마도 고귀하게 기억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