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벽화마을의 원조(?)는 어디일까?
벽화마을의 원조격인 '동피랑 벽화마을'은
화가들의 그림이 마을을 살려냈고
언덕에 올라서면 통영항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전망이 펼쳐지는데
오늘의 목표는 저기 정상의 동포루이다.
동피랑이란 뜻은 '동쪽'과 '비랑'이라는 말이
합쳐져서 생긴 통영 사투리이며
실제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이다.
처음 벽화마을을 가게 되면 어디로 갈지
갈피를 못 잡으시는 분들
사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그려진 벽화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면 되기 때문에 걱정 뚝!
예전에 보았던 벽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인데
벽화는 2년마다 모두 지워지고
새로운 그림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를~
세계 3대 미항으로 '나폴리'와 '시드니'
'리오 데 자네이루'를 꼽지만 통영이
나폴리 못지 않은 미항임을 강조하는 듯^^
비록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동네
통영 명소 동피랑은 살아 움직이는 예술작품
게시판의 약도를 보면
왼쪽으로 올라가면 전망대로 향하는 지름길
오른쪽 축대를 따라 가면
길을 한참 가다가 전망대로 오를 수 있다.
그림과 함께 적절하게 쓰여있는 글귀들은
센스가 철철 넘치고 앙증맞다.
교복 대여점, 오락실 등은 물론
중간중간 카페, 상점, 음식점 등을 만날 수 있다.
보통 벽화마을이라고 가보면 듬성듬성
그림이 그려진 곳도 있어 실망할 때가 있는데
이곳은 골목골목이 특색 있고
또 테마가 있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벽에 쓰여있는 글씨가 마음에 와 닿는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멋드러진(?) 화장실
통영을 무대로 한 박경리의 소설 '파시'에도
동피랑이 등장하는데
악당 서영래 밑에서 밀수 일을 하던
서울댁의 동생 문성재가 봉하 여자 선애와
살림하던 집이 동피랑 언덕에~
이 벽화 앞에서는 누구나 추억 쌓기에 열중^^
이제 저 계단을 통해 천천히 정상으로 오른다.
망원경으로 마치 강구안을 내려다보는 느낌^^
몽마르다, 할머니 바리스타, 옥상 다방 등
재치 있는 단어로 간판을 내걸어 눈길이~
소화기도 벽화와 잘 어우러져 보기 좋다.
드디어 정상 '동포루'에 도착!
조선시대 수군의 기지였던 통영 동포루는
전망이 좋은 위치에서 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포를 설치하고 작전한 곳
여기에서 바라보는 통영 시내와 바다가 멋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는데
해 질 녘에 오면 멋진 일몰도 볼 수 있겠다.
졸고 있는 강아지나
밟고 있는 고양이 모두 귀여움이 뿜 뿜^^
혹시나 이 길을 거꾸로 올라가다가 힘들면
잠깐 뒤를 돌아보시기를~
멋들어진 바다 풍광은 모두 당신의 것!
오래된 마을인 만큼 골목 구석구석에서
옛 감성과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지만
현지인이 살고 있기에 조용히~
이 작품의 이름은 '소풍 나온 갈매기'
여기는 JTBC 드라마 '빠담빠담'의 촬영지
동피랑에는 50여 채 80가구 200여 명의
주민들과 함께 5명의 작가 시인과
예술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초입에 경치를 감상하면서 쉬어가도록
휴게소가 있는데 깔끔하게 정돈되어 좋았다.
지나가다 보니 이런 사투리가 있는데
잠깐 갱상도(?) 사투리를 배워보자~
아까 저 위에서 보았던 고양이와 강아지
혹시 주인은 이 아주머니? ㅋㅋ
여기에서 관광객 가족사진을 찍어 드렸는데
제법 화려하게 나왔다는^^
벽화를 자세히 보니 'COVID -19'라는 글
적어도 2020년 이후 그림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 해진다.
통영에서 본토박이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통영을 '통영'이라 부르면 외지인
'토영'이나 '퇴영'이라 부르면 진짜 통영 사람^^
매년 새롭게 변화하는 이곳 동피랑 벽화마을
통영 여행의 콘셉트는 힐링, 자유, 쉼
몇 번 갔던 곳임에도 통영에 가게 되면
꼭 한번은 들르는 동피랑 벽화마을을 돌았다.
저녁에는 중앙시장에서 사 온 제철 회에
빨간 소주로 밀린 이야기 나누다가
내일 욕지도행 배를 타는 설렘 속에서
나도 모르게 그만 스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