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봄 겨우내 움츠리게 했던 기나긴 시간도 봄꽃의 청아함에 모두 물러났다. 삶의 하루하루를 꾸며가는 어느 날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앙증스러운 꽃 몽우리는 삐진 듯 입을 앙다물고 변함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내는 모습이 경이롭기에 고궁 나들이 조용히 아무 말 없이 걸어본다. 봄은 환상이기에 간직하고 싶다. 봄소식을 안고 온 그윽한 연두색과 영롱한 고궁의 봄꽃을 보며 나를 돌아보는 그 길에서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더란다. 카테고리 없음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