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집을 나와 도착한 '명동성당'
어쩌면 그동안 성실하지 못했던
종교생활에 대해 반성하는 의미의 방문?
명동밥집은 코로나로 인해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인
노숙자를 대상으로 출발하였다.
명동밥집 손님들의 순서 지키는 장면
눈이 오나 비가 오거나
언제나 나름 질서 정연하다.
영성센터 도착 후, 봉사 내용을 확인하고
앞치마와 두건, 일회용 장갑을
준비하고 사물함에 가방을 넣어둔다.
과거 계성여고의 한 교실에 모여
주의사항을 듣고
명동밥집 기도문을 함께 낭송하고
실전에(?) 투입되는데
대부분 천주교 신자이지만
그렇지 않으신 분도
함께 봉사에 참여하신다.
'명동밥집'
누가 지었는지 이름에 정이 느껴진다.
저 넓은 운동장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순식간에 밥집으로 변하고~
자원봉사자는 2파트로 나뉘는데
필자는 오전봉사에 참여하지만
오후 봉사자가 부족할 때는 온종일 봉사
예전에는 매트를 깔았지만
지금은 바닥이 개선되어 깔끔해진 모습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태 14.16
어느덧 밥집 천막이 완성되고 정리 시작
주방에서 이어 나르기로 모든 음식과
식기류를 옮기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수, 금, 일요일 연중 휴무로 운영하는데
매번 메뉴가 계속 바뀌고
배식은 11시부터 이지만 일찌감치 대기
노숙자를 위한 밥집으로 시작했지만
얼핏 독거노인이 가장 많고
노숙자와 여성은 물론
젊은이들도 대략 20% 이하인 듯~
날씨가 더워지면 선풍기도 등장하지만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히터를 가동 중
의류와 신발류 마스크 등 생필품과
기타 용품도 가끔 드리고 상담은 물론
이발과 의료봉사도 하고 있다.
오전 봉사가 끝날 때쯤 불려지는 번호가
대략 400번 정도 되고
오후 4시까지 평균 900여 명 방문.
배식준비를 완료하고 손님들과 함께
'사랑합니다' 하며
봉사자와 함께 하트를 나누는 장면은
참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
모든 음식은 무한리필이 원칙이지만
혹시나 식중독 사고 예방 차원에서
음식은 가지고 나가지 못하고
배식에서 퇴식까지 모두 봉사자 담당
각자 세분화된 자기 주어진 일을 하는데
철저한 업무 분담제로
조리팀, 배식팀, 음식 나르는 팀,
식탁 닦기 팀, 퇴식팀, 안내팀,
음식 더 드리기 팀, 설거지 팀, 등등
어느 식당보다 환경은 물론
음식이 깨끗하다고 자부할만하며
그 모습은 마치 군대에서 일사불란하게
작전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비가 억수로 내리거나 폭설이 내려도
밥집은 어김없이 열린다.
한 달에 세 번 열리는 이/미용 봉사 현장
동계에는 온수 관계로 잠시 휴식 중
봉사 현장에 수녀님도 함께 하셨는데~
'보시니 좋았다'
옷에 수놓아진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다.
1시가 조금 지나 피곤할 즈음~
(이때 번호표는 400번 정도 불려짐)
천사님(오후 봉사자)들이
교대를 해주면 1부 팀 봉사 마무리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노숙인을 위한 명동밥집' 보다
'여러분을 위한 명동밥집'이 어떨는지~
코로나로 인해 16년째 열심히 활동하던
'사랑의 밥차' 봉사가 뜸해져 3년 전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신의 직장
모두 행복하고 평안하기를 기도드리며
한 끼 밥을 나누는 명동밥집이
우리 사회에 만들어낼
새로운 기적을 꿈꿔본다.
봉사를 마치고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명동 한복판을 가로질러 명동역으로~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밥사
밥사보다 더 높은 것은 감사
감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봉사'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과
모든 봉사자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 잘 챙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