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문화 비축기지 공원'을 아시는 분?
이름부터 특이한 이곳을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찾아내어
궁금증 해소(?)를 위해
6호선 월드컵공원 역에서 내렸다.
하늘공원, 노을공원은 수없이 올라갔지만
바로 곁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진정 난 몰랐었네~
바닥에 그려있는 이정표를 따라서 전진
월드컵경기장 서문을 지나 계속 앞으로~
문화 비축기지의 원래의 용도는
석유 비축기지였는데 서울시민들이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석유를
비축해 놓은 장소로 쓰였던 곳!
그러다 200년 월드컵 경기장이 생기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폐쇄를 하고
부지를 활용해 문화 비축기지가 되었다.
이색적인 분위기가 멋진 곳인데
도대체 이 글씨가 무얼까?
차분히 암호를(?) 해독해 보니
나, 우리, 지금, 여기, 서울, 오늘, 역사^^
이곳 문화 비축기지를 찾은 까닭은
공원도 둘러보고
마침 '내가 쏜 위성' 전시를 한다 해서...
7.25일까지 전시한다니 여유는 있는데
아무튼 지도를 보고 우측방향으로
T5에서 '내가 쏜 위성'을 전시하는데
하루에 20명 선착순이라 해서
열심히(?) 달려갔더니 1등!
T5 건물은 등유 7백만 리터를 보관했던
탱크라서 건물 자체가 둥글고
1층은 영상관, 2층은 메인 전시관이다.
개인적으로 하늘과 관련된 부분은
평소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 전시 이름에 위성이란 단어가 들어가
처음엔 과학 관련 전시인 줄 알았는데
그것과는 관계없이
석유 비축기지 건립 시정 70~80년대의
시대와 문화사가 주제^^
1층 영상관을 들어가는 순간
약간의 굉음과 함께 밝은 곳에서 들어가니
아무것도 구별이 안되어 무섭기까지~
이 전시의 이름이 '네가 쏜 위성'인 이유는
1982년 '신중현과 뮤직 파워'
2집에 수록되었던 곡 제목과 같다.
개발도상국으로 개발과 발전이 활발했고
그래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시절
즉 경제개발과 가난 극복을 위해
열심히 달려 나갔던
그 시대의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 자체는 그 당시의 유물자료와
그 시대를 해석한 작품, 문화사 자료를
한데 모아서 라키비움 형식으로
전시하고 있다.
참고로 라키비움은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을 합친
단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름^^
2층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 작품은
권혜원 작가의 작품으로
원맨쇼 코미디언으로 유명했던
고 남보원 선생이 6.25 전쟁 때
북에서 내려온 이후
자신의 일생을 원맨쇼로 소개하는 영상
바로 옆에는 양영신 작가의 작품으로
그 시절에 있었던 땅속 배관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작품을 만들었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배관 아래에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를 상징하는
도시의 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벽에 붙어있는 이 포스터들
당시 추구했던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석유 시추의 역사를 담고 있는 물건들
당시에는 시추한 석유를 담은
기념품을 만들었는데
실제 석유가 안에 들어있다^^
이 건물은 '세운상가 조감도'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더 멋지게 발전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어두운 전시관(석유탱크)에서
밖을 훤히 바라보니 신기하기까지^^
어쩌다 보니 필자의 그림자가 주인공(?)
정재호 작가의 아카이브 회화 연작은
대중문화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을
서사적으로 풀어냈다.
권민호 작가의 작품은
당시 사회적 상황을 성찰할 수 있는
이발소 간판과 석유 시추기 등
산업화 구조물과 설계도면을
배경으로 창작한
애니메이션으로 현장감이 있는 작품이다.
'공포의 외인구단'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고
탱크 곡선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과
똑같이 진열대와 작품이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어 신기했다.
계단 출구의 로와정 작가 빛 조형작품
'기억 안내판'의 글귀로 당시 분위기를~
약간은 으시시한 제3 세계의 느낌(?)
매봉산에 에워쌓여 생태문화공원이자
복합 문화공간으로 서울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준 공간으로
석유탱크가 있던 장소가
문화로 채워져 문화 탱크로 변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날은 덥고 조금 쉬려고 그늘에서 바라보니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윗부분만~
T3 탱크는 탱크 원형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서울 미래유산
이 가파른 계단은 혹시나 눈이 내렸을 때
얼마나 미끄러웠을까
T2공연장은 암벽과 탱크를 감싸던
콘크리트 옹벽이 소리의 울림을 이루어
느낌상 자연에서 퍼지는
하늘과 바람 산 등 모두가
공연의 일부가 되어 멋진 공연을 연출할 듯
휘발유를 보관했던 탱크 '파빌리온'
여기는 들어가 보니 컴컴할 뿐
그래서 그냥 물음표만 던지고 나왔다.
대한민국의 크나 큰 자랑거리 화장실
여기도 대단히 깨끗하다!
T6는 실제로 사용했던 5개의 탱크 중
T1, T2를 해체하며 나온 철판을 이용해
새롭게 지은 건물로 운영사무실과
강의실, 회의실 등이 있지만
출입이 제한되어
어쩔 수 없이(?) 카페로 직행^^
커피가 나올 때까지 사진 찍으며 기다리기
바로 저 길이 직선 길인데
아까는 제법 돌아서 찾아갔다는 사실!
평상시에 하늘공원은 많이 올랐으니
홍제천 쪽으로 걸음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문화 비축기지를
알았으니 오늘도 가슴 뿌듯하다.
'아주 오랫동안
육지를 못 본다는 각오로 항해를 해야
새로운 땅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