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시베리아에서 불어닥친 찬 공기로 인해
한강이 꽁꽁 얼었다는 소식을 듣고
본능적으로 슬그머니 한강 '노들섬'으로~
작년에는 한강이 얼지 않아 얼음 구경을
할 수 없었는데...
노들역에서 내려 뚜벅뚜벅 걸으며 바라보니
그야말로 얼어붙은 빙판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노들섬 초입에
따릉이가 있는 걸 보니 자전거를 타고 와서
여유롭게 즐기라는 무언의 메시지(?)
아뿔싸! 월요일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네?
어차피 산책이 목적이었으니
후회하지 말고 일단 한 바퀴 둘러보자.
공모로 당선되었다니 어쩔수 없지만
'IㅇSEOULㅇU' 볼때마다 영 마음에 안 든다!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임^^)
노들섬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계방향으로 돌다 보니 용산 쪽 다리 모습과
이촌동 방향으로는 S 라인도 보인다.
이렇게 추운 날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무언가 열중하는듯한(?) 모습
젊으니까 해내는듯해 부럽기도 하고~
한편 빙판에서는 먹이 활동하는 청둥오리도
자, 여기서 상식하나 추가!
한강 결빙은 어디를 기준으로 할까요?
기상청은 1906년부터 관측 지점을
노량진 쪽에서 2번째와 4번째 교각 사이의
상류 쪽 100M 부근의 공간으로 정했고
이 공간에서 남북 간 띠 모양으로
완전히 얼었을 때를
한강 결빙 관측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사진의 좌측 저~기가 관측지점^^
한 바퀴 돌아보니 한강 얼음이 제법 두껍다.
그리고 기억을 되살려 보니
예전에 여기에서 얼음지치기도 했는데~
해 질 녘 멋진 반영이 보이는 얼음을 감상하며
혼자 걷는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내 곁에 누군가가 있다.
비좁은 주머니 속에서
결코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손난로
그 주머니 속의 손난로를 잡고 중얼댄다.
'손난로야 이 추운 겨울에 네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한 온기 덕분에 외롭지도 않고 고맙구나'
석양에 비친 모습이 다이아몬드 같았는데
막상 찍고 보니 후회막심 ㅠㅠ
한강공원보다 사람이 적고 조용한 분위기라
산책과 풍경 즐기기에 그만이다.
이제 석양도 지고
노들섬의 보이는 모습과 교감하는 시간^^
익숙하고도 낯선 도심 속 자연의 공간 노들섬
작년에 열었던 스케이트장은 안보이고...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과
새로운 활력을 선사하는 가장 가까운 섬이자
복잡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과 대화하는 있는 시간을 보내자~
구름다리 위에서 보니 교통사고 사망자 '0'명!
모두 안전 운행을 잘한 덕분이다.
예전에 뉴스에서 자주 등장했던 이 한강 교각!
'생명의 전화'와 '생각해 보죠, 천천히 한 번'
저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비록 살을 에이는듯한 날씨에 고생은 했지만
사람을 마주치지도 않아 좋았고
오랜만에 결빙을 보아서 발걸음이 가볍다^^
.
.
.
.
.
.
.
.
.
그리고 이틀 뒤 눈이 내린 모습을 보려고
다시 노들섬에 들렀다.
좀 심했나???
맹위를 떨치던 추위가 물러 나니
슬그머니 갈라지고 있는 저 얼음 조각들~
노들섬의 많은 편의 시설들이
코로나 때문인지 거의 닫혀있어 아쉽기만 한데
혹시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제가가
귓가에 들리면 더 좋으련만...
여름을 생각하며 나름 빙수를 만들었다.
참고로 토핑은 저 안쪽에 숨겼음 ㅋㅋ
용산 방향은 온통 눈에 덮인 모습 그대로~
노들섬은 한강 중간에 있어
시선을 돌리면 모두 한강뷰가 되는 장점이 있고
한강철교를 지나가는 지하철을 바라보면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어서 더욱 분위기가 좋다^^
눈이 벽에 붙어 벽 위에 그려진 이 추상화(?)
어떤 화가가 이렇게 멋지게 그려낼 수 있을까?
한마디로~ 원더풀!!!
은근슬쩍 뽀빠이 '뽀'자를 새겨보는 센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악필임에 틀림없다 ㅋㅋ
얼음 녹은 모습이 어느 것은 동그랗고
또 어떤 것은 휘어져 나름 더 멋지게 보이는데
얼음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 모양도
각양각색으로 자연스레 보여 한참을 바라본다.
홍수가 났을 때 알려주는 한강의 위험수위 표시
자료를 찾아보니
8.43M가 되면 홍수주의보를 발령한다.
한강대교 교각 밑은 햇빛이 안 드는 음지인데
왜 여기는 얼음이 안 얼었을까?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내려 생각해 보지만
여기까지나 나의 한계이다.
쇄빙선이 그 사이 얼음을 깨며 지나갔나?
서울시가 한강 노들섬에 방치돼 있던 선착장 위
거대한 인공 달을 설치하였는데
달을 형상화한
지름 12m 원형의 공공미술작품 ‘달빛 노들’
‘달빛 노들’은 원형의 메탈 구조에
각기 다른 크기의 구멍 4만 5,000개를 만들어
이를 통해 햇빛이 통과‧반사되는데
백 년 휴양지였던 노들섬의 의미와
달에 대한 한국인들의 정서를 담은 작품이다.
밤에는 이렇게 보인다는...
(이 사진은 빌려온 작품입니다^^)
얼음 조각의 모습이 뒤의 것은 '용' 모양이고
앞의 작품은(?) '겨울 왕국'의 궁전 같은 느낌^^
겨울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돗자리를 피고
정겹게 앉아있는 모습 보기가 쉬운데~
눈 때문일까? 한적하다.
노들섬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자연이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섬 한 바퀴 도는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자, 엊그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둘러 보자.
통로 쪽에는 탁자와 의자도 놓여 있어
여유롭게 앉아 대화하기 좋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조명 장식도 눈길을 끈다.
해지기 직전에 2층 레스토랑에서
해지는 모습과 함께 야경까지 볼 수 있는데
이때 와인 한잔 마시면 분위기 끝!
물론 잔디밭에서 보아도 멋지다에 한표^^
이틀 간격으로 꽁꽁 얼은 한강과
노들섬 겨울의 변해 가는 모습을 담아 보았다.
불과 이틀 사이에 '얼음 왕국'이 사라지는 모습!
여기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보며
인간의 나약함을 느껴 보고
색다른 경험에 은근히 기분 좋은 노들섬은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고
혼자 와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도 좋다.
'비록 혹독한 칼바람을 맞고 있지만
언젠가 코로나와 겨울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