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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야기 둘 - 古宮 雪景

popeye 2021. 1. 16. 04:00

창문을 열어 보니 어제  내린 눈 덕분에

온통 하얀 물결에 세상이 온통 꽁꽁 얼어붙었다.

 

갑자기 고민이 생겼다.

고궁으로 가볼까? 아니면 공원으로 갈까 하고

고궁이라면 어디를 가야 하지?

이내 결론을 내렸다.

아스라한 추억이 표류하는 창덕궁으로...

 

자연 품속으로 들어가는 환상의 나래를 펴고

감탄을 자아내어 본 설경

이 얼마나 기다렸던 아름다운 하얀 세상인가~

창덕궁 돈화문을 지나 진선문으로 가는 길에

창덕궁 내부를 흐르는 금천을 건너야 한다.

 

'금천교'는 현존하는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고

숱한 화재와 전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보물 제1762호!

 밤사이에 폭설이 내렸고

혹한이 내 볼을 앗아가려 하지만

고궁의 설경을 담아본 경험이 없었기에

아름다운 창덕궁의 설경을 담아본다.

 

우리나라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창덕궁'

꽁꽁 얼어붙은 겨울 풍경이 있고

하얀 눈이 내린 고궁의 모습은 정말 최고다!

'인정문'의 삼문중 넓은 가운데 문은 임금이

동편은 문관, 서편은 무관이 출입했다.

국보 제225호인 '인정전'은 2단의 월 대위에

웅장한 중층 궁궐 전각으로 세워있고

뒤쪽으로는 북한산의 응봉으로 이어진다.

담장의 음지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어

겨울 정취가 느껴진다.

 

이제 인정전 왼편의 '궐내각사'에서

선원전, 규장각, 내의원, 예문관 등을 둘러보자.

사람을 치유하는 창덕궁 '약방'은

조선시대 때 왕의 약을 조제하던 관서 내의원

어제 내린 눈에 현재 기온이 영하 15도

눈이 녹아내리니 예쁜 '고드름'이 주렁주렁^^

 

옛날 불렀던 동요 생각이~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 ♪♬

'선원전' 일원은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

전날 내린 눈에 강추위까지 더해져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지만 

언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최대한 중무장(?)을 하고 나섰던 길

오늘 원 없이 고드름 구경도 실컷 하자 ㅋㅋ

눈 내린 풍경을 보러 왔는데 

날이 추워서인지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어

촬영하기에는 그만이다.

누가누가 더 하얄까? 문풍지와 눈의 대결^^

창덕궁에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비원'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관람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창경궁'으로ㅠㅠ

 

창경궁은 얼마 전에 소개했기에

설명을 조금 줄이니 풍경 위주로 보시기를...

맨 앞의 어처구니 삼장법사가

마치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망을 보는 듯^^

 

여기서 잠깐! 어처구니가 무엇일까?

어처구니는 어이없다, 황당하다의 뜻으로

맷돌 손잡이를 일컫는 말이다.

한편 궁궐 기와에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세운

잡상이라는 뜻도 있으며 보통 홀수이다.

임금님 용상의 바로 뒤에는 항상 '일월오봉도'

또는 '일월오악도'가 있다.

눈은 그대로 쌓여있고 사람들 발자국 사이로

문무백관의 품계석이 좌우로 나란히~

지난번에는 살얼음만 얼었는데 지금은 꽁꽁!

여기에서도 백송과 흰 눈이

누가누가 더 하얀가 무한 경쟁(?) 중

한겨울 궁궐의 한편에 눈이 소복이 쌓여있고

그 위에 나뭇가지들의 그림자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 더욱 좋다.

 

그리고 하얀 눈 위를 걸으며 듣는 뽀드득 소리

어느 오케스트라 못지않게 싱그럽다^^

서울대 병원에서 내뿜는 연기가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는지 보여주는데

체감기온을 고려하면 거의 영하 20도(?)

어쩌면 겨울의 궁궐과 눈이 어우러진 모습은

가장 아름답다 할 수 있다.

 

추위에 고생은 했지만 고궁 설경의 첫 촬영은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해가는 삶의 여정에서

마음속 한편에 값지고 풍요로운

행복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