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령사는 과연 무었일까?
맑고 높은 하늘,코스모스,단풍,꽃무릇,메뚜기...
오늘은 꽃무릇의 가을 이야기이다.
서울에서 비교적 마음껏 꽃무릇을 보기 쉬운
성북동 길상사로 가보자.
삼선교에서 길상사로 향하다 보니
탐스럽게 핀 붉은 장미가 눈길을 끈다.
그 옆에는 석류도 수줍은듯 얼굴을 내밀고...
색소폰을 부는 모습의 작품도
성북동 골목길의 한옥 벽면도 담아본다.
드높은 가을 하늘의 뭉게구름 그리고 소나무
사바세계에서 열반세계로
속세에서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주문
입장 하자마자 우측에서 방문자 리스트를 적고
앞을 바라보니 매번 느끼는것 이지만
서울 도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평안함이~
길상사 개원식때 김수환 추기경이 축사를 했고
이곳에서 추기경과 수녀님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었고 상징성이 있는 석탑이라
길상사 7층 보탑이라 부른다.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길상사 주법당 극락전의 단아한 모습
길상사는 화려한 사찰의 모습도 아니고
다소 소박하고 규모도 크지 않기에 친숙하다.
극락전 왼쪽 늘어진 보리수 아래에는
수행중인 동자승(?)
그 보리수가 뜨거운 태양도 가려주고
비오는 날엔 우산이 되어 보살필듯한 느낌이~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좋은 세곳은?
고창 선운사,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
김영한과 백석의 가슴 시린 사랑의 애틋함이
이 절터에 서려서일까?
9월 이맘때쯤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다음에
잎이 돋아나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짝사랑에 비유되는 꽃무릇
길상사는 과거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으나
송광사 법정 스님에게 시주를 하여 탄생하였다.
길상사에는 일주문,극락전,범종각,적묵당,
지장전,설법전,관세음보살 석상
길상화불자 공덕비 등이 배치되어있다.
보라빛 누린내 풀
비록 이름처럼 냄새가 안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쁘기에 카메라의 사랑도 받고있다^^
진영각 입구에는 꽃무릇이 무척 많다.
무소유의 법정스님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종파를 떠나
존경하고 추앙하는 인물
법정 스님께서 앉아 계셨던 진영각 저 의자에
오늘은 노란 국화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꽃무릇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길상화의 그 꽃무릇이 마치 꽃밭에 불이 난듯
가을볕과 함께 빨갛게 타오르고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실 세계에서
명상을 하며 침묵할 수 있음은 어쩌면 큰 행복
작은 계곡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경쾌해
나홀로 일지라도 전혀 외롭지 않고
기분좋은 설레임을 가득 안을 수 있는 길상사
이 보살상은 보살인지 성모 마리아인지?
종교간의 화해와 염원을 담았다는 작가의 설명
성북동에 이렇게 아름다운 숲을 유지하며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부담없이
찾게되는 길상사가 넘넘 고맙고 좋다^^
상사화와 꽃무릇은 같은꽃?
정답 ; 아니다!
상사화는 연분홍이고 꽃무릇은 짙은 붉은색
상사화는 원추리꽃 모양이며 꽃무릇은 왕관형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담벼락의 담쟁이 넝쿨은
지금 자연스레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이제 일주문을 나와 속세로 다시 돌아왔다.
길상사를 뒤로하고 내려오다 보면 왼편에
성북동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문은 잠겨있어
멀리서나마 몇 장면을 남겨본다.
지하철 가까운곳에서 발견한 만물상회(?)
저 차안에는 수백가지의 물건들이 있는데
주인이 귀신같이 찾아내 주는것을
TV에서 본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오지 마을 이었는데...)
성북동을 가끔 찾는 이유는 길상사는 물론
한용운 님이 사셨던 심우장도 있고
김광섭 시인의 시와 수연산방도 있음이리라^^
오늘따라 더욱 그리워지는 두분이 ...
김수환 추기경님 그리고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