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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하늘길

popeye 2020. 6. 14. 05:55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세평 하늘길은 승부역에서 분천역에 이르는

낙동정맥 트레일의 일부 구간이다.

서울에서 비를 억수로 맞으며 내려 갔는데

봉화쪽은 그나마 가랑비로 바뀌어 다행이었다.

 

석포역 부근 하얀 연기와 비가 어우러진 모습.

낙동정맥 트레일은 태백산 구봉산에서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 까지를 이르는 산줄기로

이 산줄기를 따라 낙동강까지 510Km

 

잠깐! 춘양의 '억지 춘양' 유래 소개~

춘양역을 건설할때 직선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하면 춘양 시내 외곽에 설치되기 때문에

당시 힘센(?)정치인의 입김으로

춘양 시내를 억지로 경유하게 만들었고

결국 영동선 철로가 오메가 모양으로

춘양 읍내를 휘감게 되었단다.

 

석포에서 승부역으로 가는길은 차 한대가

겨우 지나는 길이 자주 이어지고

식당과 편의점은 물론

구멍가게 하나 없는 진정한(?) 오지이다.

(그러니 먹거리는 알아서 준비^^)

 

터널과 철교가 군데군데 보인다.

승부역 다리를 건너기 전에 우측으로 오르니

물레방아가 쉼 없이 돌고있다.

 

공기가 한없이 맑고 깨끗하니

여기서는 심호흡 열심히 하기를 추천^^

백두대간의 의미일까?

호랑이 가족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듯하다.

바로 옆에는 산타와 이글루가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호랑이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다리 건너 '낙동정맥 대장군 청정봉화 여장군'

장승이 이 길에 도전하는 탐방객을 맞는다.

 

여기를 따라 오르면 투구봉에 갈 수 있다.

 비가 조금씩 줄어들어 하늘이 조금씩 보인다.

기암괴석과 태백 준령 험한 산간 협곡을

뚫고 달리는 철로와 함께

일대 주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두메산골로

아직 문명의 이기가 접하기 힘든곳이다.

 

아래 흐르는 이 물길을 따라 가면 바로 낙동강!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오지 '승부역'

지금은 코로나 이 괘심한 녀석 때문에

승객 운송은 안하고 화물열차만 운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메밀 전병과 막걸리를

또한 간단한 먹거리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며

산골짜기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자리하고 있는데

왼편에는 악역의 사과장수 할매도 보인다.

 

비가 내려서인지 물줄기가 힘이 넘친다.

 

철로위에 물방울이 이렇게 맺혀있고~

석포와 분천으로 가는 'S' 라인의 철길

 

이제 비가 그쳤으니 불행 끝 행복 시작!

 

이 길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낙동정맥 봉화 구간

간간히 지나는 화물열차가 반가운곳 승부역

 

승부역에서 분천역 까지는 9.9Km

하지만 도로가 없기에 천천히 뚜벅뚜벅

아니면 자전거 타고 들고 메고~~~

이제 분천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입구부터 산타마을 방문을 환영하는 조형물

 

왼편의 풍차가 바람 덕분에 여유롭게 돌고 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ln' 소개를 하자면~

눈꽃 열차는 12월부터 2월까지

분천과 철암을 오가며 운행하는 기차로

무궁화호로는 14분 거리 이지만

31분 서행 운행하며 중간중간 간이역에서

구경할 시간도 주는 친절한(?) 기차이다.

 

탁 트인 창문 사이로 협곡 사이의 눈꽃을 보며

달리는 눈꽃 열차 탑승 강추!

특히나 눈이 내릴 무렵 열차 중간에 있는

화덕난로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 나누는

설레임 가득한 멋쟁이 열차이다.

이어지는 산타 조형물을 보니 정신이 없을 정도

몇년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역무실에 들어가니 시간표와 운임표

그리고 손 소독제까지 완벽히 준비되어 있다.

2013년 마테호른이 있는 스위스 체르마트와

자매 결연을 맺은 분천역!

 

참고로 '테르마트 길'이란?

차량이 갈 수 없는

비동 임시역과 양원역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는 말도 있으니

아담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나누며 여유로움을~

 

 

분천역에는 이렇게 산타 우체국도 있다.

 

 

 

철길 저 건너편에 사찰이 보인다.

이 동물 이름 아시는분 손 번쩍!

'알파카'

 

남미에서 보았던 친구들인데

(그래서인지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ㅋㅋ)

털도 잘 다듬어져있고 귀여운 모습에

인기는 최고인데~

냄새가 ㅠㅠ

산타 마을은 마치 동화속 마을에 들어선 기분

그런데 왜 산타 마을일까?

눈이 엄청나게 와서 그랬다는데...

어르신 몇분이 농작물 작업을 하고 계시다

 

맑은 하늘에 누군가 일직선의 줄을 그어 놓았다.

하늘을 보며 여행의 일정에 마침표를~

오래된 기찻길을 따라가는 아나로그적 여행~

 

굽이굽이 펼처진 산야의 지형을 따라

터덜터덜 돌아가는 기차나 자전거를 타고

아니면 뚜벅뚜벅 걷는다는것이

어딘가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낭만을 곰씹고 싶을때

한번 다시 가고 싶은 오지 마을 여행 이야기 끝!

 

'여행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영역이 얼마나

작은것인가를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