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러기에 불볕 더위에도 불구하고
서촌으로 향했다.
맨 처음 들린곳 대오서점!
주변 건물과는 느낌이 확 다른 한옥
낡은 외관의 대오서점은 1951년에 오픈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란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음료 신청해야
입장이 가능한가보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천천히 구경하면 된다.
옛날 집을 개조해 지금은 카페로 쓰이지만
원래 서점이었기에
주위에는 옛날 책들이 빼곡히 차있다.
자그마한 공간에 손님맞이 장소가 있는데
두곳 모두 외국인을 포함해 만원사례!
카페의 안쪽 방에는 옛날 용품이 가득하고
그런 빈티지한 느낌이 매력이 있기에
가볍게 사진 찍기에는 좋았다.
여기서는 폰카만 허용하고
카메라는 안된다는데 왜 그러는지는...???
출구쪽의 손님 대기실인데 이곳에 제법
유명한 연예인들이 다녀 갔다는데
그쪽으로는 별 관심이 없어서...
참,대오서점의 이름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름중에 중간 이름를 따서 지었다니
그 시절에 참 멋진 발상이다^^
서촌은 북촌과는 달리 사람들이 드물어
비교적 한적하게 동네 한바퀴 돌기가 좋다.
뒷골목을 들어서니
오래 되었지만 깨끗한 한옥들이 보인다.
이제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
옛집은 흔적이 없고 단지 이곳에
하숙집이 있었다고 표지판만 보인다.
요즈음 어느 동네를 가도 그렇지만
예쁜 카페들이 무척이나 많다.
한옥에 이름은 서촌 부엌
거기에 메뉴는 이탈리안 음식을...
이제 통인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휴가철 이라서일까? 아니면 더워서?
그것도 아니면 경기침체 때문에?
한산하기 그지없다.
이곳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돈을 지불하면
일회용 도시락과 함께 엽전으로 바꾸어
먹거리를 구매하여
도시락 카페에 올라가 먹는데
맛보다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안타깝게도 영업 시간이 지나
도시락카페 사진만 몇장 찍었는데
사람들이 줄서 있는곳은 기름 떡볶이 가계
다음은 보안 여관, 여관 바로 앞이 경복궁!
온천 표시가 있는걸 보니 나름 세련된
오래된 여관이다.
이 여관은 1930년대부터 80년 넘게
숙박시설을 운영한곳이다.
수많은 나그네들이 머물고 간 쉼의 공간
또 1940년대 시인 서정주와 김동리 등
문학 거장들이 기거하며
문예동인지 "시인 부락"을 창간했던곳이고
또한 이중섭과 시인 이상 김동리 등
내노라 하는 예술인들이
머물렀던 유서 깊은곳
지금은 옛 여관의 모습을 간직한채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이자
또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목욕탕은 그 시절 나름 편했을듯~
이 소품들이 무었을 의미할까?
전시장 곳곳에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미디어 작품들이 전시 되었지만
심오한 철학적 통찰(?)이 담긴 작품들이라
내 자신이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안내 또는 큐레이터가 안보였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것 같은
이런 조그만 공간에서 어떻게 주무셨을까?
과거의 여유로움과 묵직함이 느껴지는
저 전선들 사이에서
CCTV가 지금은 현대임을 대변해준다.
여관 안에서 보이는 경복궁의 담
비 내리듯 흐르는 땀방울을 훔치며
이제 청전 이상범 가옥으로 향했다.
공사를 하고 있는지 정원에는
작업 도구가 꽃들과 함께 자리를 차지했다.
생전에 쓰시던 식기류와 가재 도구들
동양 화가인 청전 이상범 화백은
밤으로 유명한 충남 공주 정안 출신으로
43년간 거주했던 이 집은 2005년
대한민국 등록 문화재 제 171호로 지정.
행랑채 끝방을 사용했던 이화백은
가족의 생활 공간과 구분하고 자신은
대청 건너방을 사랑채와 함께 사용했다.
여기는 손님을 맞았던 응접실
한옥과 고목이 멋드러지게 어울려 보인다.
저 멀리 인왕산과 바로 앞에 있는 무궁화
그리고 내 조국 대한민국!
더운 여름에 발걸음을 한다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장소는
컴퓨터 앞이 아니고
파란 하늘 아래라 확신하기에
이렇게 보람찬 반나절을 나름 즐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