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봄비 내리는 날

popeye 2024. 4. 24. 04:55

 여유로웠던 어느 아침 봄비 맞으며
 튤립을 영접하러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 서울숲의 기수들은
여전히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고~

입구 초입부터 환하게 맞아주는 튤립

틈새 사이로 대지를 꾸짖는 듯
매서운 회초리를 든 빗소리를 들으며
한적한 공원 사이를 거닌다.  

싱그러운 연두와 초록의 배경 속에서
덧붙여 완성된 색의 만찬은
봄을 예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봄이기에 모든 색이 피어나며
채색되어 가는 모습은
모두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기고 싶어
사진기와 폰을 연신 누른다.
 
한편 수선화와 튤립이 이웃사촌처럼
사이좋게 자리를 차지하고~

작년보다 훨씬 많은 튤립을 보니
자손을 많이 생산한 듯^^

빗줄기가 대지를 혼내는가 싶더니만
이번에는 호수를 간지럽히며
미세먼지 가득했던 공기를
 한 번에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이 녀석들은 혹시 독수리 오 형제?

보슬비 내리는 상큼한 봄날 튤립은
약속이나 한 듯 싱그럽게 웃고 있었다.

무리 지어 있는 꽃도 아름답지만
외로이 서있는 꽃은 빗물을 가득 담아
애처롭기에 눈이 더 간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닐진대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

무언가 소원을 비는듯한 글들이

이제 다시 결승선에 거의 도착했으니
비가 그치려나?

비가 내린 그 이튿날 다시 찾은 서울숲
 
소문이 났나? 아니면 날이 좋아서?
어제와 달리 한마디로 인산인해

우산 들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훨씬 여유롭기에
인적을 피해 셔터 누르기

비가 내려도 좋고 빛 내리는 날도 좋다
 
진한 튤립의 색도 좋고
반짝거리는 이슬도 아름답다..

어제는 비가 내리는 낭만적인 분위기
오늘은 비를 대신해
분수가 힘차게 가랑비를 만들어낸다.

할미꽃아 왜 그대는 어제 안보였니?

서울숲에서 봄과 어울리는 모습
동화 속의 장면 아니면
상상했던 그 모습을 담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