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여행은 추억을 소환하기에는 안성맞춤
정선까지 무려 세 시간 반의 긴 여정이지만
함께 가는 동행자가 있기에
결코 지루하지 않았던 기차 여행길
평상시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는
KTX 나 일반 열차를 먼저 보냈는데
이제 자랑스럽게(?) 지하철보다 앞서가며
여유롭게 안개 가득한
운길산 옆 '물의 정원'도 촬영해 본다.
마치 소풍 가는 듯 유리창가에
온갖 음료를 가지런히 정렬해 놓는 센스^^
창밖을 보니 역시 강원도답게(?) 눈이 수북~
굽이굽이 철길을 달려 드디어
'정선 아리랑 열차'와 함께 정선역에 도착!
'아리랑 센터'문은 굳게 닫혀 있고
그 옆 '아리랑 박물관'은 1시까지 점심
덕분에 '아라리촌' 자세히 살펴보기^^
우리나라 곳곳에 설치된 '소녀상'
백 년 이상 자란 소나무 토막을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이은 정선지방의 전통 민가 '너와집'
화전민들이 오래전부터 살았던 '귀틀집'
껍질을 벗긴 통나무를 쌓아 올려 벽체를 삼고
나무 틈새는 진흙으로 메워
많은 적설량과 온도유지에 용이한 집
양반의 이웃마을에 살며 부자이지만
상민이었던 천가가 주막에서 술을 마시며
양반 신분을 돈으로 사려고 수작 부리는 중^^
가난한 양반이 자신의 신분을 판 뒤
군수에게 사고팔게 된 경위를 말하는 장면
양반이 되면 누릴 수 있는 특혜
벼슬자리에서 손쉽게 놀고먹을 수 있는 길
시골 선비로 살면서
주변 농민들을 마구 부려먹을 수 있는 등~
원시형 산간지방의 '굴피집'
참나무 껍질인 굴피로 지붕을 덮은 집으로
보온이 잘되고 습기를 차단하는데 안성맞춤
우리에게 아리랑이란?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노래로
때로는 가혹한 현실에 대한 한의 노래
우리는 오랜 옛날부터 아리랑을 불렀고
지금도 누구나 즐겨 부르고 있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활동하던
대표적인 정선아리랑 소리꾼 박순태
이분을 기억하실는지...
배뱅잇굿 일인자인 고 이은관 명창이
제자들과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
아리랑 시대를 노래하다.
아리랑 역사는 구한말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집단에서
국가적 고난을 극복하는데 함께해 왔다.
생활 속의 아리랑
추억을 충분히 자극하는 아리랑 성냥과 담배
아리랑은 '아리랑'이라는 음성이
후렴에 들어있는 민요의 총칭!
지역정서가 압축된 노래인 아리랑은
구성음, 선율, 장단 및 리듬구조 등 각 지역마다
특유의 토리로 구성되어
향토민요와 통속민요로 전승되어 왔고
지역별 명창들이
직접 들려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백두대간 자락의 산간지역에 위치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아리랑의 고향 정선
'아리랑 박물관'을 나와
역시나 뚜벅뚜벅 걸어 정선 5일장으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노랫말처럼 5일장을 찾는 이유이지 싶다.
'정선 향교'는 아쉽게도 문이 닫혀있음
몇 년 전 여름휴가철에 들렀을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복잡했는데...
아직은 춥지만 새 봄이 되면 쑥, 냉이, 달래 등
갖가지 봄나물로
온 장터가 봄내음으로 가득할 듯~
장터에서 가장 흔한 할머니들의 좌판
집에서 따온 건지 다 팔아봤자
몇 시간 노동의 대가도 안될 만큼 적지만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항상 그렇게 해왔던 일손을 놓기 싫음이리라
너무 비싸 어쩌면 그림의 떡인 백화점보다는
5일장의 찬거리도 챙기는 등
장보기가 더 실속 있는 정선 5일장을 나와
이제 시외버스 터미널로~
'정선 상유재 고택'은 고려 말에 세운
목조건물로 정선에서 가장 오래된 가옥
비록 시간관계상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물론
아우라지와 화암동굴도 못 갔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를 탈출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고
작은 감사가 큰 행복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