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미술관은 한강진역에서 가깝지만
지하철 역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개인 사견)
녹사평역에서 내려
동네 한 바퀴 돌고 여유로운 발걸음을 한다.
'리움 미술관' 입구에 웬 노숙자가 누워있어
처음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드는데...
어디까지나 이 노숙자는 작품이라는 사실!
작품명 '동호와 준호'
특별전은 별도의 입장료가 있지만
상설전시는 무료이고 반드시 사전 예약 필수!
백팩은 물품 보관함에 맡겨두고
바코드를 보여준 후 4층으로~
고미술 상설관에서 '푸른빛 문양 한 점' 주제
고려시대의 우아하고
은은한 푸른빛 청자의 아름다움부터~
여느 미술관과 다르게
작품의 제목만 있을 뿐 긴 설명이 없는데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하라는 배려(?)
비록 사립미술관이지만 소장품은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들로
'이건희 컬렉션'만큼 퀄리티가......
리움 미술관의 시간의 흐름을 암시한다는
나선형 모양의 계단 '로툰다'
신선하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이 배어있고
계단 중간은 인증샷 최적의 장소^^
한 계단을 내려오면 '흰빛의 여정'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등장!
동그랗고 여유로운 크기와 빛깔이 멋스럽다.
'감상과 취향'의 주제로 다양한 기법의
인물화, 정물화, 고서화 구경하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정선, 김정희, 김홍도 등
거장들의 서화와 글씨가 등장한다.
'권위와 신앙,화려함의 세계'
불교미술, 금속공예, 나전칠기 등의
화려하고 세밀한 작품들 속에서
예술적 의미를 되새기며 국보와 보물찾기^^
전시 마지막 동선이 거울
맞다! 늦기전에 마지막 인증사진을~
이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설치 미술가
농담꾼(prankster) 마우리치오 카텔란
그의 작품세계로 들어가 보자.
특유의 블랙 코미디로 세계의 가치 체계를
도발해 온 작가의 대표작을 보면~
9.11 테러 직후 제작된 작품 '프랭크와 제이미'
머리를 바닥에 박은채 거꾸로 선 제복 경찰
미국 성조기에 실탄 사격으로 구멍 낸
검은 캔버스 '밤'
이따금 굉음이 들리는데~
1층 천장 부근에서 북 치는 소년이 깽판 치듯
예고 없이 양철북을 치는데
그 드럼소리가 그다지 맑지는 않다.
동물 박제 작품 중 100여 마리의 비둘기가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커다란 말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
속력을 잃고 중력으로 축 처진 사체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는데
죽음과 냉소의 기운이~
과연 누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을까?
'그'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이 모습은
누가 보아도 소년 형상의 전범자 히틀러!
카텔란이 20대 당시 여읜 모친을
조각으로 제작해
냉장고 안에 넣어둔 설치작 '그림자'
뜬금없이 미술관 바닥을 뚫고
머리를 내민 작품은 설치작품 '무제'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 '아홉 번째 시간'
어찌 보면 대단히 황당한 장면인데
특정종교를 넘어
권위와 억압에 대한 토론을 주선한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 모형으로 제작한 작품 이름은? '무제'
박제 다람쥐 '비디비도비디부'
이처럼 주목받는 바나나가 또 있을까?
벽에 붙인 식용 바나나 '코미디언'
생바나나가 전시되었기에 갈변할 때마다
미술관에서 새 바나나로 교체를~
창밖을 내다보니 2개분대 '개들의 행진'
시신을 연상케 하는 아홉 개의
카라라 대리석 조각 '모두'
최근 우리에게 일어난 참사를 소환하고
추모하며 우리의 현실과 공감한다.
벽에 아크릴릭 '아버지'
카멜란의 작품은 7.16일까지 전시되며
한남동 데이트하기 좋은 리움 미술관 강추!
옆 동네 경리단길과 해방촌도 함께
남산 공원 서울 둘레길도 걸으면 좋을 듯~
'내 친구는 완벽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