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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의 부석사

popeye 2021. 11. 27. 04:45

 부석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절묘한 아름다움 속에서도 

균형과 절제미가 있고

 국보, 보물 등의 많은 문화재가 있다.

 

늦어가는 가을날 부석사로 들어가는 초입

단풍은 이미 말라비틀어졌고 바닥에는

은행나무와 단풍 낙엽이 잔뜩 쌓인 채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보물 제255호 '부석사 당간지주'

 

절에 법회나 기도 등의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다는데 그 깃대를 당간이라 한다.

 이제 부석사 중앙 108계단으로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편한 길로 내려올 예정^^

저 목조건물을 보니 다시 생각난다.

 

아주 추운 날 두터운 겨울옷을 잔뜩 끼어 입고

눈꽃 열차를 타고 승부역을 거쳐서

친구들과 함께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단풍철도 지나고 휴일이 아니라서

여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감을 매달아 놓은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다.

앞쪽 팔각지붕 뒤쪽은 맞배지붕의 '범종각'

'안양루' 옆에서 바라본 소백산의 늦가을 

빛 고운 하늘 아래 단풍 사이에도

늠름한 기상이 돋보여

 또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데

 운무마저 끼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첩첩산중에 홀연히 자리한 부석사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를 아십니까?

 

더하고 뺄 것 하나 없는 완벽함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천년의 세월이 살아 숨 쉬는

상쾌한 균형과 절제가 있는 '무량수전'

 

사뿐히 고개 쳐든 지붕의 추녀 곡선

그 추녀와 기둥의 조화, 간결하고 절제된

심포로  절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국보 제18호 '무량수전'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배가 흘리는듯한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이 부석사의 울타리 인양

들어와 있는 풍광 속에서

가슴에 사무치는 희열을 느껴 본다.

무량수전 내에 있는 '소조 여래좌상'은

국보 제45호로 섬세하고 화려하여

가히 고려시대 최고의 걸작이라 칭할만하다.

 

특이한 점은 무량수전 건물은 남향인데

불상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부석'은 무량수전 서쪽에 있는 바위로

용이된 선묘가 절을 짓는 것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물리쳤다는 큰 바위

 

아래위가 붙지 않고 떠 있다 하여

뜬돌 즉 浮石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무량수전 뒤편에 있는 '선묘각'

 

부석사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의상을 위해 용이 된 여인 '선묘 낭자'

선묘의 화상을 안치했다.

보물 제249호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석가모니 유골인 전신 사리를 봉안하기 위한

축조물인데 통상 법당 앞쪽에 세우는데

동쪽 언덕에 위치해 이채롭다.

부석사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동편의 원융 국사 비에서는 일출 장면이

무량수전 앞에서는 어머니 품 같이 끌어안은

소백산맥 위로 지는 일몰이 장관이다.

석불 근처에 어김없이(?) 누군가 소원을 빌며

붙여놓은 동전들이 빼곡히 쌓임

다시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며

오랜만에 마음껏 상쾌한 공기 들이마시며

한적함 속에서 생각 정리도~

'조사당'(국보 제19호)은

의상대사가 머물렀던 곳으로

고려 건축이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고

길게 뻗은 처마와 나지막하고

단아한 모양새는 그 기품을 말해준다.

조사당 앞 석단 위에 있는 '선비화'(골담초)

 

의상대사가 짚었던 지팡이를

조사당 처마 밑에 꽂았는데 가지가 돋고

잎이 피었으며 항상 푸르게 자라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주고 있다.

부석사 박물관은 아쉽게도 입장 불가!

조금만 지나면 저 단풍나무는

하얀 옷으로 갈아입겠지?

 적절한(?) 냄새를 뿜고 있는 은행나무 열매

주중이라서 그런지 좌판이 썰렁하고

 얼핏 80대 중반의 노파가

아침부터 손님을 기다리고 계신데

물건을 못 사드려서 그냥 미안한 마음이...

처음 부석사를 오를 때부터 눈 호강시켜준

옹기 나라로 발길을 옮겨 보는데

은은한 음악소리마저 자연과 잘 어울린다.

잠시 구경을 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삶 그리고 여행의 보람을 느껴본다.

며칠 전에 TV에서 이곳이 소개되었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부석사 방문 기념으로 나와 함께해준

가방과 모자를 모델 삼아 흔적을 남겨본다.

어쩌면 고혹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던 부석사

 

늦가을의 오묘함을 나에게 선사해줘

무엇보다 기쁘고

봄이면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