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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꽃무릇

popeye 2021. 10. 25. 05:55

고즈넉한 사찰 숲 속에 조용히 내려앉아

붉은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눈물을 흘려도

미소를 머금고 그리움을 토해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맞이한 꽃무릇

붉은 그리움으로 방긋방긋

얼굴을 내밀며 사찰 숲 속에서 속삭인다.

이른 아침 동트기 전 길상사를 방문하여

꽃무릇과 데이트를 즐기는데

어느새 동녘의 해가 얼굴을 내민다.

자비로움이 가득한 경내의 모든 것들

보고 싶어도 이 생에 볼 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만 절절해

이리 붉게 피어나 가는 길손 부여잡는구나

 

가을이라 감사하다.

무더웠던 여름 뒤에 가을이라 더 감사하다.

덥다고 덥다고 했는데

선선하다고 잠시 그러다가

춥다고 춥다고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