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바람이 밀당하는 10월의 어느 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제200호인 서삼릉을 가기 위해
지하철 3호선 원흥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로 가려했지만
40분을 기다려야 하기에 뚜벅이 출발~
간간히 차가 한두 대 지나가지만
인적이 드물어 삭막하기까지~
다람쥐 먹이들이 길옆에 널브러져 있다.
잘 몰랐던 '농업 대학' 옆을 지나고~
서삼릉은 자전거로도 몇 번 왔고
또 둘레길로도 친구랑 왔던 기억이...
조선왕릉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6.30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서삼릉은 한양 서쪽의 3릉 희릉, 예릉, 효릉
처음 희릉이 1537년 이곳으로 옮겨졌고
이후 효릉과 예릉이 조성되었다.
서삼릉 공개 지역은 생각보다 매우 작지만
수목원처럼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새소리를 들어가며 걷다 보면
이것이 바로 힐링이구나 하고 느껴진다.
시계 방향으로 돌아
효창원과 의령원을 먼저 들렀다.
의소세손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아들로 태어나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1752년 3세로 세상을 떠났고
효창원은 조선 22대 정조와
의빈 성씨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원으로
그는 5세에 세상을 떠났다.
원 ; 왕의 사친(후궁이나 왕족), 왕세자
왕세자빈, 황태자, 황태자비 등의 무덤
앞에 의령원, 뒤에 효창원이 있는데
어린 나이에 죽은 의소세손과 문효세자의
무덤을 보니 먹먹한 느낌이~
조선 25대 철종 장황제와 철인 장황후
김씨의 능인 '예릉'은
국조 상례 보편의 예에 따라 조성된
마지막 조선왕릉의 형태이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우리 전통문화를 담은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42기의 능 어느 하나도 훼손되거나
인멸되지 않고 제자리에 보존되어 있는 건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잣이 떨어져 있지만 청설모의 소행(?)으로
알이 하나도 안 남아있다.
조선 제11대 중종의 두 번째 왕비로
인종의 어머니 장경왕후 윤씨의 능 '희릉'
1515년 인종을 낳고 산후병으로
25세에 세상을 떠났다.
우리나라 마을 앞 정자나무의 대부분은
오래 살고 가지를 많이 뻗어 쉼터를
충분히 마련해주는 '느티나무'
썩거나 벌레가 먹는 일이 적은 데다
갈라지거나 비틀림이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도 강해 나무의 황제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설이 중단되었는데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해설사님의 서삼릉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서삼릉을 나와 걷는데 버섯이 보인다.
원래 버섯은 음지에서 크는데...
혹시 이 녀석 버섯이 아닌가???
점심은 근처의 식당을 들렀는데~
너른 마당에 항아리와 조각품이 즐비^^
고추잠자리 이 녀석 어찌나 빠른지
이 한컷을 찍어내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오늘은 참 좋은 날인가 보다.
서삼릉 구경하고 식사하고 커피까지~
무수히 떨어지는 밤톨과 물에 잠긴
도토리까지 가을을 확실히 알려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북한산도 보인다.
나비들이 나들이 나왔길래 모델 삼아~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 마구 떨어지는
밤, 도토리 그리고 상수리까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더니
행복한 하루가 바로 내 곁에 있었다.
즐거운 여행은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첫째 짐이 가벼워야 한다.
둘째 동행자와 마음이 맞아야 한다.
셋째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