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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림이 되다

popeye 2021. 5. 25. 06:15

지인의 소개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

 전시가 얼마 안 남아(5.30)

추천할만한 전시라 급하게 관람 후기를~

한중 우정의 아름다움과 동아시아 번영의

꿈을 이루기 바라는 마음으로

위엔위엔, 메이메이, 멍멍의 이름을 가진

청동 판다 3점을 예술의 전당에 기증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형 목판화의 세계

시각적 즐거움이 가득한

현대목판화가 대표작가 18인의 특별전!

 

대형 목판화 100여 점을 중심으로

9m가 넘는 대형 작품까지

총 700여 점의 작품을

우리 주변의  익숙한 장소와 인물을 주제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나무, 그림이 되다'는

목판화의 비유적 표현으로

제목처럼 목판화이지만

마치 회화를 넘보는 듯 섬세한 기술과

신비로운 색채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1부 국토, 2부 사람, 3부 생명으로

구성되고 형식으로 보면

표현력을 중시한 대형 판화

복제 예술에 머물지 않고 판화 자체가

원본인 가변설치,

목판화의 원래 기능인 출판미술,

현장미술이라 할 수 있는 거리미술 등

제작 목적에 따라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준권 작가의 '달 뜨는 월출산'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인데

목판화라는 말에 투박하리라는 생각에

반전 매력을 주는

섬세한 색채 표현의 다색 판화가 압권!

1부 국토는 풍경화인데 풍경화이지만

 심미주의에 머무르지 않는다.

 

작가들은 제각각 다른 형식과 어법으로

모두 국토를 현재, 과거, 미래의

영속적인 시간이 숨 쉬는 터로 인식하고

국토에 대한 가해와 자해를 극복하며

초대형 목판화에 담긴 장쾌한 장면 속에는

이러한 감수성이 압축적으로 담겨있다.

작품이 너무 많아 일부만 소개한다.

 

지난 토요일 가파도 글을 올렸는데

이 작품은 김준권 작가의 '가파도 보리밭'

푸르른 숲부터 멀리서 바라보는 산

마치 수묵화의 감성과 색감을 보여준다.

채묵 목판화 '산의 노래-2'

1부의 작가들은 제각각의 색깔이 있지만

모두 국토를 현재, 과거, 미래의

영속적 시간이 숨 쉬는 터로 인식한다는

공통된 맥락을 볼 수 있으며

정교하고도 다채로운 색감에 빠져든다.

 

김억 작가의 'DMG 연작'

한지에 목판화, 가변설치

김억 작가 '지리산 하동 평사리'

판화란 무엇일까?

나무, 금속, 동 등의 면에 형상을 그려

판을 만든 다음

잉크나 물감 등을 칠하여 종이나 천에

인쇄하는 회화의 장르^^

 

류연복 작가의 목판화 '절망을 캐다'

'분단 풍경' '분단의 섬' 'DMG'

김억 작가의 '남도풍색 연작'

 

9.6m의 길이로 해남에서 보길도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이런 작품 때문에

 블록버스터 판화의 부제를 내세웠다^^

작품의 크기에 놀라고 칼을 잡고

일일이 파낸 그 정성과 인고의 시간들에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고

먹의 묵직함이 그려진 풍경의 스케일을

든든히 받쳐주는 느낌이다.

 

정비파 작가의 '백두대간' '지리산 이야기'

'낙동강-그리운 고향'&'울산 까마귀 떼'

홍선웅 작가 '울산 역사고' '산다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글과 사진

영상이 아닌 목판화로 한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작품!

 

홍선웅 작가 '3.1 운동 100주년 기념'

'제주 4.3 진혼가'

정원철 작가 '과거의 굴레'

정원철 작가 '마주 보기'

 

액자가 아닌 PVC시트지에 인물의

판화를 찍어내어

연속된 설치작품을 만들어냈다.

2부 사람은 근대부터 지금까지

역사 속 인물과 동시대 이웃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형상화한

섬세하고도 사실적인 역사다.

 

작가들은 생명성을 억누르는 힘에

필연적으로 거역하는 비판적 태도도

드러내며 다양하고 개성적인

표현 방법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홍선웅 작가의 목판화 '시암리 초소'

손기환 작가 '봄꽃 핀 바다' '산수'

사람이라는 주제 안에서 작가마다

인간의 존엄, 이웃 공경, 역사적 자각,

능동적 삶의 의지 등 다양한 교훈을 전달하며

다양한 인물상의 역사와 현실을

비판적 사실주의로 표현했다.

유근택 작가 한지에 목판화 '초상 연작'

목판화 '우리 사이에 강이 있어'

거리에서 진행했던 작업의 현장 사진과

당시 전시했던 작품들

 

이태호 작가 '이화동' '안국동' '광교'

이태호 작가 '백남준' '김원봉' 푸른 김수영'

'전태일' '그대의 헌신 우리의 감사' 

같은 판화지만 작은 액자 속 판화를 구성해

수많은 판화를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도 하지만

벽 한 면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로도 표현

 

강경구 작가 '새벽이 오기 전' 나무에 판각

'다섯 개의 문 - 나'

이동환 작가 '돌베개 - 칼로 새긴 장준하'

이윤엽 작가 한지에 목판화 '미치겠다'

이회영 작가 '모두가 몽환이다'

윤여걸 작가 한지에 목판화 '갈라파고스'

3부 생명은 국토에 있는 사람과

조응하는 자연의 무한한 에너지와

겸허한 사유와

순수한 감성과 관조의 미적 세계

 

작가들은 생명성의 파괴를 반성하고

자연의 회복을 꿈꾼다.

 

윤여걸 작가 '천율' 한지에 목판화 릴리프

유대수 '아무것도 아닌 그것 - 고립무원'

'자라는 생각들' '산산 수수'

유대수 작가 '아무것도 아닌 그것 산산 수수'

 

독특한 배치와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복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결국

우리 세상을 그리고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네 개의 색상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질감의 판화가 멋스럽다.

유대수 작가 '집착에 대하여'

 

과연 내가 집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길목에 서있는 우리에게

작가는 집착보다는

멀리 큰 그림을 보라고 말하는 듯~

3층 전시장으로 가는 복도에서 마주친

이태호 작가의 '기차놀이'

 

한국전쟁 때 탱크 앞에서

전쟁의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기차놀이를 하는 순수한 모습과

전쟁의 잔혹함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작품 

안정민 작가 '참성단 - 배꼽'

강행 목 작가 한지에 목판화 '화엄'

 

리듬감이 있는 선의 조형과

단색 판화를 콜라주 하듯 표현한 작품인데

도시를 형상화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사물들을 담아낸 것일까?

배남경 작가 '도시산책' '기도하는 사람들'

김상구 작가 한지에 목판화 '나무'

 방대하면서도 훌륭한 대형작품을

일일이 사진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물론 파노라마로 찍으면 되지만)

 

 일부분만 찍은 이유는?

이 블로그 글을 읽으시고 단 한분이라도

직접 가셔서 관람하시라는 말씀!

 

또 후기를 쓰며 아쉬운 점은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으면...

관람을 마치고 서예 박물관을 나서며

무언가 뿌듯한 기분 좋은 생각이~

 

잠깐!!! 이 전시를 감상한 후에

목판을 찍는 체험을 하고 완성된 작품을

한 점 가져갈 수 있다^^

 

입장료는 일반 만원, 65세 이상은 무료

평소에 지나쳤던 조각품을 살펴보고

혹시 함께라면 휴식 공간에서

산책 공간에서 걷기도 하고

차도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혹시 시간이 맞아 음악과 함께 춤추는

분수의 모습도 보게 된다면 행운^^

티켓을 바라보며 생각해 본다.

아무리 미술의 문외한도 좋은 건 보이네?

판화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생생하게 느껴본 귀한 시간

 

가정의 달 5월에 다양한 세대가

목판화에 대한 고유한 매력도 찾아보고

다양한 가능성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전시

자, 전시 기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놓치지 마시기를...

 

'그림이란 즐겁고 유쾌해야 한다.

가뜩이나 불쾌한것 투성이인 세상에서

굳이 그림마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일부러 그릴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