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어렸을 적 소풍 가기 전날이면 어김없이
밤잠을 설친 건 비단 나만의 경험이었을까?
바로 얼마 전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개인 사정으로 1년간 자전거를 못 타다가
혹시 그룹 라이딩 하면 민폐를 끼칠까 봐
혼자서 대단히 은밀하게(?)
타이어에 바람도 넣고 홀로 춘천으로 향한다.
예전에는 잠실에서 춘천 의암호
소양강까지 휘리릭
한 바퀴 돌고 나면 대략 120Km가 넘었는데...
남춘천역에서 내려 공지천에 들러
영하의 날씨를 이겨내기 위한 보온 차원에서
에티오피아 커피집으로 향하는데~
'에티오피아 집(벳)'
에티오피아는 6.25 당시 UN 참전국으로서
황제 근위병을 파병하였고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었던 용감무쌍한 부대!
조금 이른 아침이라서 넓은 커피점을
혼자 전세내고
커피 한잔을 시키고 둘러보니
나름 역사가 있는 실내장식들이 눈에 ~
'대한민국 최초 로스터리 전문점 since 1968'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춘천의 자랑이자 명소인 커피 전문점!
1968년 개관 이래 정통 에티오피아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는 전국적인 명소로
당시에는 앉을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니 그 명성은 어느 정도였을지~
에티오피아 하면 떠오르는 또 한 명의 인물은?
'맨발의 왕자'라 불렸던 '비킬라 아베베'
1960년 로마 올림픽에 이어
1964년 동경 올림픽에서도
사상 최초로 맨발로
세계 신기록 2연패를 달성했다.
공지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혼자 마시는 커피 한잔
나름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기는 하지만
이렇게 혼자
커피 마셔 보기는 난생 처음^^
맛난 커피에 힘을 얻었으니
이제 라이딩 시작!
오늘은 의암호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자.
(은근히 걱정되는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저 다리가 근화동과 중도를 잇는
세계 최초의 슈퍼 콘크리트 사장교 '춘천대교'
길이 1,058m 폭 25m의 4차로 교량이다.
춘천시내를 관통해 의암호로 흘러가는
'공지천'을 지나
수변 공원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은 물론 멋진 조각품이 있다.
겨울의 한적함 때문인지
의암공원은 한산하고 인적도 드물지만
과거 공지천 유원지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이자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했다.
한참 달리는데 앞에 통행제한 표시가~
어쩔 수 없이 돌아선다.
왼편의 '송암 스포츠타운'은
현재 강원 FC의 홈구장인
축구장을 비롯해
테니스장, 야구장, 국궁장 등
제법 넓은 곳에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여기도 출입통제 3월 중순경에 오픈한다는...
지금쯤 개방하지 않았을까?
저기가 '춘천 의암호 스카이 워크'인데
출입통제라 어쩔 수 없이
멀리서나마 보고
곧 '김유정 문인비'를 만난다.
이곳은 자전거 라이딩뿐만 아니라
'삼악산'을 등반하는 방문객도 많다.
무섭도록 차가웠던 겨울바람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가족여행 코스로 강추!
의암호 코스는
말 그대로 의암호를 따라서
자전거와 걷기를 할 수 있으며
차도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전하다.
그래서일까? 1년 내내
많은 방문객이 행복 가득 안고 떠난다.
이제 의암호를 건너 신매대교 방향으로~
저 멀리 중앙의 '춘천 의암호 스카이 워크'
원래는 아래 사진의 모습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풍경은
그저 그렇게 보이지만
예보보다는 훨씬 좋아 그나마 다행이다.
이 시각 나 자신에게 슬쩍 물어본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정지한 거니?
아니면 쉬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거니?
정답은 모두 아실 테니 ㅋㅋ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따뜻한 물 한잔 마시고
다양한 조형물 앞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의암 호반길은 잔잔한 호수의 출렁거림과
햇살에 반사되는 물결의 아름다움이
끊임없이 눈을 호강시켜주는데~
깜빡 잊을뻔했다.
일단 의암호를 배경 삼아
잘 정돈된 테크 길에서 인증 사진을
이 행복한 시간이 얼마만인가!
비록 날씨는 안 좋아도 반영은 멋짐^^
새들은 새들대로
가족은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
'자전거 인증센터'를 지나 '신매대교'로~
신매대교에서 북한강 다리까지 70Km
교각이 안 나오게 '춘천 인형극장'을 찍으려고몸을 옆으로 해서
어렵게 찰칵!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구가 비뚤어졌다 ㅠㅠ
이것도 추억의 한 페이지 같아 보관하기로^^
의암호 주변에는
많은 산림과 식생들이 있어
라이딩에만 열중하지 말고
자연의 모습과 소리를 벗하고 달리면
몸과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 가득~
무척이나 즐겨했던 '낚시'
여유 있게 찌를 바라보는
저 강태공이 부럽다.
'소양 2교'가 보인다는 것은
곧 소양강 처녀와 춘천역이 가까워졌다는...
예전에는 '소양강 처녀'가 인기 절정이었는데
바로 옆의 '소양강 스카이워크'가 생겨
인적이 드물고
찬바람만 썰렁하게 맞고 있다.
의암호 한 바퀴 도는 데는 비록 30Km이지만
계속 힘을 실어주는 듯한 의암호 덕분에
무척 조심스러웠던 라이딩이
무사히 끝났다.
건강하고 즐겁게 행복한 삶을 위해
누구나 운동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운동은 적당히 하면
노화를 방지하는 순기능을 하지만
심하면 활성산소 과다 분비로
노화가 빨라진다.
즉, 무리한 운동은 금물!!!